엄마의 따스한 손숲속 노래를 실어내는 도랑물어둠을 밝히는해님과 달님 별님들까지 그윽한 향을 내어주는 꽃맑고 푸른 하늘넓은 바다 노래까지닮고 싶어요. 땀방울 닦아주는 바람가뭄에 내리는 소나기까지 새들의 고운 노래나비들의 춤방글방글 웃음꽃 피우는 아가의 모습 닮고 싶은 게 많고 많아요.
- 유종슬
엄마의 따스한 손숲속 노래를 실어내는 도랑물어둠을 밝히는해님과 달님 별님들까지 그윽한 향을 내어주는 꽃맑고 푸른 하늘넓은 바다 노래까지닮고 싶어요. 땀방울 닦아주는 바람가뭄에 내리는 소나기까지 새들의 고운 노래나비들의 춤방글방글 웃음꽃 피우는 아가의 모습 닮고 싶은 게 많고 많아요.
장독대의 시간 속에곰삭은 숨결로 피어나너와 나, 세대를 잇는전통 장의 온기가뚝배기 웃음에 실려밥상에 머물렀네 고집처럼 완고한기다림의 미학이몸과 마음 이끌어흉금을 허무라네투박한 엄니 손끝이 빚은 맵짠 맛, 농익은 향기여
햇빛에 데인 듯이 붉어 가는 살결이그 속내 다 감춘 채 서늘한 숨 고른다덜 익어 반듯한 슬픔 퍼렇게 눌러앉아 이제나저제나 덩그러니 맞닿은 공기 속에 혼자 웃고 혼자 그쳐 더 깊어진 안을 본다 누구도 듣지 못한 척 어둠을 밟고 있는 묵은 말 몇 조각이 천천히 물이 되고조금씩 누군가의 단내 따라 후숙 중침묵은 완숙으로 가서
잃은 것일까, 버려진 것일까식은 장갑 한 짝 너는 나의 빈 손 나는 너의 그림자 뒤쫓아 나를 찾지만 끝내 닿지 못한다
날개 단 새털구름 서편으로 날아가서말없이 가겠다는 초승달을 돌려세워귀엣말 무슨 말인지 속닥이고 있구나 가던 길 멈춰서서 눈 들어 바라보니별들은 비켜서고 달빛만이 교교해라돛대는 언제 달려나 바람은 저리 부는데 그 잠시 침묵 속에 만월(滿月)을 꿈꾸는데 떠 가는 초사흘달 흔들리는 쪽배런가빛바랜 유년(幼年)의 자락 펄럭이며 가는구나
콸콸어제 내린 큰 비에흐르는 물소리 들으며굽어진 골목길 벗어난 순간 웅장한 병풍 모양 수직절리 신비로운 기암에 발걸음이 뚝!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키듯 바위틈에 기개를 펼치고세월 풍파에 등 굽은 소나무 강인한 자생력이 보이니사인암에 생기가 돋는다 김홍도가 사랑했고화가 시인들의 흔적이 즐비한&nb
숨막히게 하는 고요여, 나와 함께 가자 역사의 배절자여, 나와 함께 가자 사람을 사랑하나 미워할 수 밖에 없는 고지 목숨들을 위하여 한 목숨 빼앗다 이미 가슴 안에 오롯이 타는 불 혀는 있으나 말은 없다
그녀, 그의 걸음 따라 플랫폼을 걷는다 잎을 잃은 나무처럼 말라붙은 두 사람 민머리에 얹힌 모자, 항암제 그림자를 밟는 건 기억에서 사라지고 싶기 때문일까 휘어진 철로를 토해 놓고 간이역 하나 지나쳐 간다 아무도 묻지 않는 방향, 석양 가장자리에서 비틀려 매달리고 과거를 꿰매고 싶다, 엉킨 실타래를 풀어 
뇌 속의 하얀 척수가 뱀의 혀같이 나와서베란다에 핀 베고니아 꽃잎을야금야금 뜯어먹는다. 서녘을 향하던 해가 방향을 잃었는지긴 팔 뻗어와왜 그곳에 하릴없이 머물고 있느냐고 꾸짖는다. 삶을 사랑했으나수인(囚人)의 고독을 이해하지 못한눈흘김일 뿐,한여름 폭서 속에 어찌할 바 몰라서성대고 있는 거라고 짐짓 모르는 사연인 척,화분대에 눌어
길고 무덥던 하늘 가슴이뜨겁게 쏟아내는 선혈에검은 구름 흩어진다 맑게 닦인 창 빨간 꽃잎이나를 들여다보다가 뭉클하게 가슴 연다 달려온 빗줄기는뜨거운 눈물로 맺혀떠나는 길에야 붉어지는 눈시울 자귀나무 실가지 틈에서 기다리는햇살 속 잎파랑이는갈색 옷을 급하게 갈아입는다 돌아올 날의 기약들빈 가지마다 걸린마지막 기차처럼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