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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 669호 목단화 당신

보랏빛 푸르름에 황홀한 너의 자태땋아 올린 삼단머리 눈웃음 쇄골미색눈부신 사파이어빛 누가 볼까 애가 탄다은은한 달빛 누리 어여쁜 너의 얼굴창포머리 별빛 받아 찬란히 휘어감네꽃바람 너의 머리결 나의 볼을 간지르네이슬에 목욕하고 예쁘게 웃는 민낯하늘빛 에메랄드 네 눈빛 나의 눈빛뉘라서 화용월태(花容月態)* 를 마다한다 하리오보름달 연꽃 아래 윤슬과 같이 놀고빼

  • 허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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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 669호 시골 장날

닷새마다 서는 장장터가 시끌벅쩍수많은 사람들이 이고 지고 모여들어물건을사고파는데흥정이 만발하고오랜만에 만난 친구주막에 마주 앉아정겨운 사투리를막걸리에 풀어낸다“자네가 그리 쿤깨내 내가 그리 안쿠나”*잊고 잃은 일들이새록새록 떠올라푸근한 인심들이 안부를 전해 오니 그날의이야기들이귓가에 들리는 듯.*경상도 진주지방 사투리. “네가그리말을하니나도그리말한

  • 정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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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 669호 맹씨행단(孟氏杏壇)* ——상강절에

두 그루 은행나무 세월을 건너와서조선 땅 척박함도 거뜬히 이겨내고굳건한 선비의 기개 생명력이 경이롭다하늘을 올려보면 은행잎과 햇살뿐어쩌랴 딱 이만큼 평화롭고 싶은데청백리 가을의 축복 온몸으로 받는다햇볕과 비바람에 생명이 자라나듯운명이거나 우연이거나 어느덧 육백 년을 저마다 독특한 열매 주렁주렁 맺혔다*세종대왕 시절 명재상 맹사성이 직접 심은 은행나

  • 이상진(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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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 669호 바다가 보고 싶다

바다가 보고 싶다. 바다에 나가고 싶다.살다가 멀미 나서 울컥하고 치미는 날가슴에 파도가 치솟는 난바다를 보고 싶다.타고난 걱정거리, 떠다 맡은 치다꺼리지치고 주눅 드는 인연들을 끊어내고답답한 품속을 열어 큰바람에 펼치고 싶다.생각이 깊고 물결 드높은 한바다를 바라고 마음을 누르는 짐은 뒤끝 없이 부려놓고 바람을 앞장세우고 한달음에 달려가

  • 강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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