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방아깨비방안속이마냥궁금해방범창에 네 발로 매달려 있다2. 폭포산이 비를 너무 많이 먹었나 보다앙가슴 열어젖히고 막 토하고 있다3. 봄바람봄바람 나무 가지들 흔들어 새싹들 불러내고 꽃 몽우리마다 깨어나라 깨어나 간질이고 있다4. 그리움작별은 떠나는 게 아니라 남겨지는 거 메아리로 돌아와 머무는 그리움5. 홍수멈출 수 없는 질주의 본능산
- 黃普光
1. 방아깨비방안속이마냥궁금해방범창에 네 발로 매달려 있다2. 폭포산이 비를 너무 많이 먹었나 보다앙가슴 열어젖히고 막 토하고 있다3. 봄바람봄바람 나무 가지들 흔들어 새싹들 불러내고 꽃 몽우리마다 깨어나라 깨어나 간질이고 있다4. 그리움작별은 떠나는 게 아니라 남겨지는 거 메아리로 돌아와 머무는 그리움5. 홍수멈출 수 없는 질주의 본능산
무거운 마음으로 하늘을 올려다 본다. 여전히 비가 올 것 같은 우중충한 날씨.해야 할 일은 많고가야 할 곳도 많은데날씨가 자꾸 딴죽을 건다.그러나 마음 한 구석에는비를 핑계로 할 일을 미루고 싶은 야릇한 마음이 고질병이 되어 깊숙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하라고 하면 하기 싫고하지 말라고 하면 하고 싶은 내 고
남산 제비꽃은 언제 남산을 떠났나 서양민들레는 언제 첩첩산중까지 왔나 아프지 않는 생명은 있나슬픔의 밥을 긍정의 저울로 달면 무덤이 된 가슴에서 꽃이 피나 사소한 안부는 세상에 있나햇살은 빈 틈새를 지나치지 않아 걱정 마사랑 없이도 잘 산다
굽이 굽이 몇십 굽이를 돌아천지 가는 산등성에듬성듬성 천년을 녹이지 못하고곰발딱지처럼 굳힌 아픔 안고광활한 벌판을 한눈에 내려다보며모질게도 추운 겨울 내내품에 안고 키워낸 키 작은 야생화들따스한 봄 햇살 아래 옹기종기 앉아 있다수많은 발길들 속에 밀려서 오른 천지 하늘과 맞닿아 있는한 폭의 수채화 속 그림처럼해발 2744m 산꼭대기에잔잔한 하늘 호
축구야, 축구야, 웃으며막내처럼 불러주던 언니야, 언니야9순을 오직 저 하나 참음으로 대가족을 평온으로 잇다고사리 몸으로 천국 가신 대인이 보름달 속에서 웃네들로, 산으로, 장으로발품 삼아 동동 구르며농사 지어 밥하고나무해서 불 때고야채 팔아 고기반찬 올리며 시댁 식구들의 입에밥 들어가는 거 보고 배불리며 자식들의 본이
내어린시절차령의 자락칠갑산 맴돌며자랐다.따스한 봄날산 정상에 오르면아지랑이 아른거리는 산 능선 멀리아스라이 백마강이 눈앞에 아른해저길 언제 가 볼 수 있을까하염없이 마음 다지며 꿈을 꾸다가진달래꽃밭 헤집고장곡사(長谷寺)로 하산하길 그 몇 번이던가여름천장리 얼음골 여울 따라 헤엄치며 고동도 잡고 개울가 집채만 한 바위말발굽 자국 깊게 파여진
노랗거나 살구색이거나 빨강이거나 혹은 연두와 하양 하양동그랗거나 길쭉하거나 새끼손톱의 거스러미 만큼이거나흰 속살 눈치껏 드러낸 반으로 쪼개진 분홍세 개의 봉지와 플라스틱 원통에 든일용할 파스텔 한 줌 털어 넣어야 시작되는 하루가끔 한두 개 알약이 목구멍을 거부하고 그 언저리를 배회할 때의 쓴맛 생기는 직선 대신 오불꼬불한 나선형이다노랑이 녹을 동안
공인가 했다눈을 동그랗게 뜨고 보니몸을 잔뜩 웅크리고 있는길고양이다 털이 검은다가가도 가만히 있다달아나는 법을 잊은 것처럼어디가 불편한가 다쳤나아예 고양이 옆에 쭈그리고 앉아본다 구부러진 몸이 고양이 같다고개만 돌려 나를 보는 눈동자에 눈 한 번 꿈뻑이면 부서질 것 같은 동글게 말린 슬픔이 비친다구깃거리는 불청객에 놀라미동도 없던
장마가지렁이를 꺼냈다.지렁이가 꿈틀댔다. 하늘은아직도 빗날이다.지렁이가죽었다.발자국 하나 남아 있다.나는지렁이의 죽음을애도하지 않는다.지렁이도내 죽음에 무심할 것을내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우린 서로가 지렁이다. 우천(雨天)의 두려움을 모르는
4층 옥상에 노란 호박꽃벌 나비 동무하는 대여름5층 아파트를 넘겨보며 인사하지요.전깃줄에 대롱 달린 호박 형제윤동주 님의 서시를 낭송하며쉼 없이 흐르는 앞 강물을 바라보아요.풀벌레‘짜르르’오케스트라 연주 잠자리들 소리 없는 하늘 여행을 짧은 생명일지라도 희망으로 살아요.어디서 들려오는여인의 전통음악 장구 소리에 덩실덩실 웃고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