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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 683호 시는 진솔함을 담는 그릇이다

고등학교 때 정비석의 「산정무한」을 읽으며, 무한 감동에 나는 내 고향 진부 오대산 단풍의 아름다움을 수필로 써 강원일보에 기고한 적이 있었다. 이때 막연하나마 글을 쓰는 즐거움이 몸속으로 스며드는 것이다. 그런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은 나의 문학의 뿌리요, 치유의 마데카솔 같은 공간이다. 또 새마을운동으로 초가집이 헐리고, 주택 개량한 우리 집에 작은 다락

  • 김태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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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 683호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을 통한 김형술·조말선의 시적 상상력

시인을 ‘사물의 이면에 존재하는 또 다른 모습을 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훌륭한 시는 조각 작품 같은 것이어서 앞에서 볼 때, 뒤에서 볼 때, 옆에서 볼 때, 그리고 위에서 내려보거나 밑에서 올려다볼 때마다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매너리즘에 빠진 관념적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게 되면 늘 보아 왔던 뻔한 모습으로 보이기 때문에 숨겨진 또 다른 진실을

  • 강경호(광주)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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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 683호 허기를 달래기 위한 하이에나의 사냥법

나의 시와 문학평론은 본래 휴머니즘을 지향하였다. 자본 문명에 왜곡된 우리 사회에 드리워진 그늘에 묻힌, 중심으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의 현실을 드러내고 그들을 위무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들에 대한 대안 방식으로 성찰과 통찰을 제시하였다. 그러므로 나의 시는 먼저 스스로를 바라보며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구하고자 하였다. 평론도 궤

  • 강경호(광주)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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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 683호 낯선 길은 언제나 즐겁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어쩌다 나는 어떤 방에 딸린 다락을 발견하였다. 그 방은 빈 방이었는데 사람의 출입이 없었다. 어떻게 해서인지 다락에 올라가 보니 그곳에는 책들로 가득 차 있었다. 주로 문학 작품들이었다. 어두컴컴한 다락은 한쪽 문을 살짝 열어 놓으면 책을 읽을 수 있는 빛이 들어왔다. 그곳에서 나는 좀벌레처럼 1년여 동안 처박혀 책들을 읽어 치웠다.

  • 강경호(광주)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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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 683호 AI는 알까?

이사를 하게 됐다. 직장을 따라 영등포와 여의도를 옮겨 다니다가 지금 사는 서초동으로 온 때가 50대 중반이었으니 20여 년 만에 거처를 옮기게 된 셈이다. 사는 집이 팔리고 새로 들어갈 곳의 입주 날짜가 정해지면서 이사 준비 작업이 본격화됐다.나이 들어 하는 이사는 부부 사별 다음의 스트레스를 준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우선 우리 부부가 함께 살아온 5

  • 유자효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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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 73호 초추(初秋)의 연리지(連理枝)

하늘이 얼마나 맑고 파란지꽃잎이 얼마나 여러 빛깔로 고운지 과일은 또 얼마나반짝이며 영글어 가는지오늘은 그런 것들만보려 합니다 그대의 아픔그대의 기쁨헤아리지 못하고 지내온 날들, 얼룩덜룩 누더기 같은내 마음 깨끗이 치우고 이 가을로 채워 맑고 곱게반짝이는 모습으로내 곁에 늘 초추였던 그대를 향해 가지를

  • 이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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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 73호 비빔밥

영덕군 창수면 물처럼 사는 우리 친구 붉은 날 한 자락 떼어 찾는다농담 둥글던 우리 사이군정 시찰 다녀와 마지막 식사는 비빔밥 연휴를 버무리기로 한다두어 가지 나물에 울령천 물소리도 넣고 괴시리 마을 코스모스낭랑의 산들거림도 넣고고래불 너른 바다늙지 않는 웅지도 넣고철모르는 회춘 위협하는,바람아 멈추어라 알싸한 방풍도 넣자&nbs

  • 이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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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 73호 임진각 전망대에서

통일로를 달리다임진각에서 더는 못 가네누가 원했나 삼팔선철조망 치고 서로 뒷걸음하며 얼떨결에 적이라는 이름으로 갈라선 부모 형제들애꿎은 힘 겨루며서로 대치하고 있는 우리 동족들 정든 고향을 전망대로바라볼 수밖에 없으니북받치는 설움을 어이 달랠까 풀꽃들도 서로이마를 비비며 일어서고 땅속으로 숨어든 뿌리들은 

  • 이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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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 73호 터미널

엄마를 보고 환속하듯 서울로 올 때딸 보내기가 너무 서운해버스가 산모퉁이를 돌 때까지석장승 되어 얼어 있던 울 엄마그 맘을 이제는 알 것 같다 시집간 딸이 주말이라고 올 땐 좋더니밤새 도란댈 때는 몰랐는데간다고 짐 챙기니 허전하다참기름이랑 밑반찬을 챙겨주며차 시간에 맞춰 나간 터미널 가는 딸은 손을 흔들며 울고보내는 엄마는 차마 보내지 못

  • 소장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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