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파란 하늘을뚫을 듯 올라간 대나무숲 촘촘히 가득 채워진 대나무숲 바람 한 번 불면잎들이 서로 어깨를 치며사그락 사그락싱그러운 소리를 내고 숲속의 시원한 길을 걸으며고개 들어 끝없는 나무를 바라본 하늘은 부서진 햇살 한 줌이내 머리에 날린다 나무들마다 초록의 어린 죽순 힘 있게 솟아오른 죽순의 생명
- 성정옥
오월의 파란 하늘을뚫을 듯 올라간 대나무숲 촘촘히 가득 채워진 대나무숲 바람 한 번 불면잎들이 서로 어깨를 치며사그락 사그락싱그러운 소리를 내고 숲속의 시원한 길을 걸으며고개 들어 끝없는 나무를 바라본 하늘은 부서진 햇살 한 줌이내 머리에 날린다 나무들마다 초록의 어린 죽순 힘 있게 솟아오른 죽순의 생명
아침이 흐립니다멀리 새소리, 공적(空寂)을 메우는데찰나를 놓쳤던 그 하루가 운무에 설킵니다 마지막 지는 꽃의 온기라도 기억하려면달려야 했습니다시속 160, 170, 가파른 마음만큼시간도 속도를 낼 것만 같아오른발로 가파르게 무너지는 시간의 압력을 밀어낼 때새벽 안개는 차창으로 돌진하다 산산이 흩어졌습니다 이삼일 후에 다시 오겠다는 대사는
물은 흐른다고이면 썩는다고 골과 여울목을 지나며부딪는 바닥의 소리를 다독이며 낮은 곳으로 낮게 낮게 맑은 물에는 물고기가 살지 않는다는 말은 먹이는 탁한 물속에 있다는 역설적인 말 어른들의 자화상 같다 찾아드는 검정 회색 빛깔 친구들을 보듬어 노을빛 저녁 강에 이르면식솔을 건사한 가장처럼소리도
한 순간이다숨 한 번 드나드는찰나의 시간길 잃은 질문마다사유의 지평 연다 AI,미지의 심연 건너시간의 벽마저 거침없이 넘나드는 빛의 지성 손끝보다 빠르게 내일의 문 열지만 말없이 번져 오는사람의 눈빛은 끝내 읽지 못한다 숨가쁘게 밀려오는 AI 물결 속에 안으로 안으로 고독의 집 짓는 사람과 사람
온몸의 빛이 한데 모이는만각(晩覺) 인생 고개터널 끝자락에 휘감치는 강풍과거친 숨소리가 그득한데눈앞에 남은 마지막 불빛이 사라지자이내 어두운 숲속으로 내리막길 잔뜩 찌푸린 구름 뒤에숨은 해도 야속한데이 길이 맞나 도리반대고 있다저 멀리서 마주 오는 촌로에게여기가 어딘지 물었는데작은 눈길도 주지 않고 잰걸음만 총총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비는말
오늘도 몰리짐은 뜨겁고 가파르다 가쁜 숨에 흔들리는 비너스 날씬한 허리 헤라클레스 성난 팔뚝은 땀에 젖고태양을 이고 있는 아틀라스길게 뿜어내는 불꽃 신음 비가 샐세라 새 이엉 얹고빗물 넘칠세라 물꼬 트는 그들솟구친 선혈(鮮血) 검은 구름 걷어내 넘실대는 맑은 하늘 여여히 흐른다 쓸쓸한 늦가을 들녘 비껴 앉은 산그
북적대던 봄기운이 다시 돌아와도몇 년째 제비는 둥지로 돌아오지 않는다담장 곁 접시꽃 모란은 어김없이 피고 있는데거미들이 새집 지어 분가할 때처럼신났던 자식들은 바람 빠진 타이어가 되었다 덩그러니 남은 집은 벌레 소리로 밤을 지키고기억 멈춘 우물이 달빛을 품어 안고 있다그 사이 엄마의 젖가슴은 쭉정이처럼 가벼워지고수숫단 묶던 손으로 치맛단 여미며적삼
삶의 비결을 몰라 물었네내생(生)의 꽃잎은 언제쯤 만개하느냐고아무도 일러주지 않던 답 하나불혹의 고개 넘어 비로소 보였네 무엇이 그리 급해 마흔을 서둘렀을까철없는 인생 열망에 바친 세월을이제 와 반추한들 어쩌리회귀(回歸)할 길 잃어버린 청춘은 저만치 멀리 있는데 창공을 우러르며 「청춘」이란 시 한 편을 읊조리네 자유로운 세월의 고
가만히 있으면 시체 같은길 잃은 밤 텅 빈 공허에 갇힌 내 귀는이명의 노예가 되어나는 태양의 궤도를 행성처럼빙글빙글 어지럽게 돌고 이어 폭죽같이 터지는통증 뒤에 앉아 있는 건 그립고 그리운 숨결 어차피 혼자인 걸 서로 알지만그래도 혹시“나와 함께 나눌 따뜻한 가슴 없나요?” 나는 살고 있는지 죽은 것인지 
동구 밖 느티나무 그늘황소들의 쉼터, 음매 음매아롱진 물결 사이로조개를 줍던 시냇가학교 갔다 돌아오는 길버들은 반갑다고 살랑살랑 결혼하면서 떠난 고향친정집 사과밭엔 아파트가 들어섰고 소방도로도 포장이 되었다 거닐던 강가로 가니희끗희끗 흰머리 휘날리며 갈대가 소리 내어 울고 있다 내가 보고 싶었다고왜 이제 왔느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