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날기다려 주지 않았습니다 뼈저리게 느껴 알면서도오늘도 지각입니다 눈은 빤히하루 종일 시계에 메달아 놓고서도 때 맞춰 나선 길모든 행렬들삶의 순환 소용돌이 속에 빠져 들고녹록지 않게 사방을 조여 길목을 터놓지 않았습니다 이러고 있는 사이 십 분은 갔어어김없이노즐 한 번 늦추어 주렴
- 여영희
시간은날기다려 주지 않았습니다 뼈저리게 느껴 알면서도오늘도 지각입니다 눈은 빤히하루 종일 시계에 메달아 놓고서도 때 맞춰 나선 길모든 행렬들삶의 순환 소용돌이 속에 빠져 들고녹록지 않게 사방을 조여 길목을 터놓지 않았습니다 이러고 있는 사이 십 분은 갔어어김없이노즐 한 번 늦추어 주렴
남한강은 영월에서동강과 서강이 한몸 되어굽이굽이 소리 없이 흐른다 포구의 돛단배는사색에 잠겨 시를 읊어강물에 띄워 노래 부른다 강물처럼 순수함을인생살이에 소리 없는나날의 즐거움을 띄운다 두물머리에서 북한강을 만나서 또 다른 몸으로 세차게 흘러 끝없이 흐른다.
싱크대 모서리 작은 비닐망 분류되지 못한 허기들이젖은 문장으로 식어 있다 엉겨 붙은 살점남은 비명 서로 뒤척이며 다독이며적당히 화해하고 흘러내리며 분리 불안 한밤의 배수구로 역류하는 갖가지 핑계와 몸짓 순간의 선택은,끈적한 망설임을 통째로 삼킨다 내부는가장 완벽하게 분리된 폐기장 그제서
상주 박씨 시걸 선조님과 그 후손들 한 마을에서 옹화 나누고상애상조하며 삶을 누리다가 이승 떠나며 도처에 흩어져 사니 보고 싶고 만나고 싶어항상 그리움 안고 살았다 현생 후손들이조상들의 희원 성취 위해 양지 바른 문내동산 품에 유택 마련하니영혼들은 부자나 형제끼리 또한 생전에 만나지 못한&nbs
청명(淸明) 지나삼삼한 봄 햇살에바람의 숨결이 거칠다 서재 한 모퉁이가시를 주렁주렁 매단명자나무 한 그루 먹먹한 가슴은 아직도문고리 쩍쩍 들러붙은 엄동설한 긴 잠차마 깨우지 못하고몇 며칠 그냥 돌아섰다 몇 날의 설렘 지나아침부터 소곤소곤그녀들의 수다가 끝이 없다 기억나는 만큼그리워하고 싶은 봄 꽃으로 해
나의 머리는 생각이 습하고늘 잡지 같다카오스를 편집하느라 두통을 앓는다별똥별을 고아 내어 지상에 뚝뚝 흘린 듯나는 개똥벌레 같은 눈빛을 창발하여 두리번거린다 혼자라는 근본에서 범신론자처럼모든 것에 접신하려 한다미시적인 눈물점 하나가 파동을 일으켜거시적인 인드라망 그물처럼 투망하여 나를 포획한다 수족관 같은 침묵 속으로 내가 던져진다소리치지
철쭉 흐드러진 꽃잎 사이로신기루로 아른대는 아버지근엄한 얼굴 뒤로 감춰진 무수한 침묵내 젊은 날을 방황과 반항으로 물들였다 무겁게 내려앉은 기대의 그늘곁을 내어주지 않으셨던 그 거리감유리창에 피어난 서리꽃 너머닿을 수 없던 그 마음 더 가까이 다가가입김으로라도 닿아 녹이고속내를 읽어내려 애쓰지 못한금가고 부서져 쩍쩍 갈라진 내 안의 상처&
뒷산 산책로 길에인적 없는 낡은 집봄이면 마당에 살구꽃이 피기도 하고가을에는 텃밭에 들국화가 피기도 하는 집 아무도 살지 않아도햇볕이 마루 끝에 앉았다 가고바람은 낙엽을 몰고 다니며굴렁쇠 놀이로 하루가 문을 닫는 집 노부부가 군불을 지피던 아궁이엔장작을 패던 소리가 불꽃으로 타고금방이라도 작두샘에서 물줄기가 쏟아질 듯한데 웃음소리
강물은 물들지 않으려 흐른다욕망에 물들면 안 되기에물듦을 깨닫는 순간그 물빛 멀리하며물의 본심으로 돌아가기 위해폭포로 뛰어내려 거품 걸러내고 돌이킬 수 없이 물들면실개울 따라가 연꽃을 피우고 방죽의 진흙이 된다 물의 가면은 멈춤이다흐르지 못하는 물은가면을 쓴다첫사랑, 서로 물들고 싶어 맑은 물빛 따르며 숨 쉬지만 
수척한 풀냄새 작은 창으로 들어오는데기지개 켜고 오오래 기다리는데 캄캄한 하늘에 와서야 만날 수 있는 사람이 밤, 허기진 바람, 깊어진 호수, 컴컴한 바다 흔들리는 얼굴, 칠월이라 불리는 북데기여울에 사랑의 이름 일곱 깃을 끌며 지나가는데 만 깁을 끄는 우리들, 넓고 찬란하여보이지 않던 너머 구만리까지 휘몰아 오는데 은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