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한 집이다. 초봄의 신록이 짙어 가는 나뭇가지에 지어진 새의 둥지다. 작은 나무에 터전을 잡은 아담한 보금자리, 이름 모를 어느 새의 작은 둥지다. 새끼를 기르며 행복함으로 즐거움이 가득하였을 둥지다. 그런데 빈 둥지여서 어딘지 마음에 아쉬움의 상념이 머무른다. 초봄의 신록이 우거지는 날 아내와 산행할 겸 집을 나섰다. 진안군 성수면에 있는 산
- 윤재석
아담한 집이다. 초봄의 신록이 짙어 가는 나뭇가지에 지어진 새의 둥지다. 작은 나무에 터전을 잡은 아담한 보금자리, 이름 모를 어느 새의 작은 둥지다. 새끼를 기르며 행복함으로 즐거움이 가득하였을 둥지다. 그런데 빈 둥지여서 어딘지 마음에 아쉬움의 상념이 머무른다. 초봄의 신록이 우거지는 날 아내와 산행할 겸 집을 나섰다. 진안군 성수면에 있는 산
우리 문단에 한 시대를 풍미했던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에 대해 쓸까 한다. 지금은 다 고인(故人)이지만, 실명(實名)을 드러내기는 뭣해 남(男)은 ‘Y’로, 여(女)는 ‘K’로 하겠다. 먼저 ‘백 년 전’ 순애보를 쓰게 된 동기부터 소개하자.스무몇 해 전 일이다. 우연히 K가 쓴 단문(短文)을 읽다 끄트머리에 “너는 언제까지나 바늘과만 싸우려느냐?” 하
길을 나섰다. 중학교 친구 셋이서 젊은 날이 아쉽고 그리워 고향에 가고 있다.옛날로 돌아간 듯 마음은 하늘을 날아 흘러나오는 익숙한 리듬에 맞추어 몸을 들썩인다. 우리는 같은 마을에서 태어나 유년을 함께 보낸 소꿉친구다. 호롱불 아래서 공부를 하며 꿈을 키우던 우리들은 목선을 타고 중학교를 다녔다.우리가 살던 작은 마을에는 중학교가 없어 이웃(엄정면)에 있
산벚나무 아래청둥오리 모여드는수락산 계곡중랑천 살던 오리들 청정구역 오더니환호성에 날갯짓 바쁘다어린이집 아이들운동 나온 어른들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해는 서산에 걸리는데 아직도 자맥질이다
긴 늪 솔밭 사이로걸어가니노랗게 익어 가는 보리밭과 허수아비가 서 있다 한참을 바라보다가밀짚모자를바로 씌어주고 왔다 반가운듯미소를 지어 본다내 마음도 빙그레 웃어본다 나도 덩달아서기분이 좋아졌다 강바람이 솔솔솔 불어온다 마음까지 상쾌하다 보라 파란 분홍 하얀수국꽃들이나를 반겨준다&nbs
퍼즐 한 조각이집을 나갔다 식구들 나서찾았지만 없다 친구들이우리는 이제 죽는다 내일일까? 모래일까?울고 있을 때 할아버지께서두꺼운 마분지를 가져와 가위로 오리고 색칠하여 맞춰서 살렸다 한 친구가우리와 다르다며 다문화라고 놀렸지만 우리는 그래도우리가 됐다.
1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면평평한 지구만 생겨났다나에게 세상은 달리기다 평면에 각자의 직선이 그어진제각각 정해진 레일을 달리는직선의 움직임 속도가 좋았다 앞으로 앞으로 나가는 그만큼세상은 바르게 펴지는 것이라생각했다, 아니었다둥글어지며 온 세상 어린이를 다, 만났다. 2“할아버지 할머니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단다…”안방에서 울음소리 들
쨍쨍한 한낮 열기 갈라진 갯벌 바닥밀대가 지난 자리 맺히는 피고름한 생애 생살 파고드는 업 긴 시간을 잇는다 곧게 가도 옆 돌아도 가두리 사각지대저벅한 소금밭 수차 힘껏 돌리면유리알 가득한 물때 물레바퀴 차르랑 짠 바람 등에 업고 햇무리 머리에 인구릿빛 아재 얼굴 뭉툭한 손 마디마디구릉지 하이얀 배꽃 눈부시게 피어나다
만호도 넘는 화폭 단풍이 절정이다깊어진 하늘가엔 생각 없이 가는 구름 관람객 입 벌린 채로 발을 떼지 못한다 내걸린 소품으로 벌개미취 흔들린다흰머리 늙은 억새 헛기침 뱉는 강가하늘길 가는 철새는 돌아보지 않는다 덧칠로 앉힌 앙금 한 겹 한 겹 벗긴 세월 포르르 마른 잎새 부리 감춘 자락마다 새 봄에 꺼낼 연필심
한 길 마음속을 코드로 엮는 세상,증폭된 거미줄이 수십억을 뒤흔든다. 인간형 에이아이가 인류 위에 올라선다. 외로운 가슴들을 한 올로 꿰어내어선택의 운전대를 훔쳐 든 거인들이인간을 바퀴에 묶어 가차 없이 굴린다. 극단을 부추기는 추천이란 올가미로진실과 거짓마저 주파수에 얽어매어 젖먹이 영혼까지도 최면 속에 휘둘린다.&n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