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순(九旬)의 어머니가 기억을 되감으신다 아버지가 만들어 주셨다는함지박 매만지시며나뭇결 닮은 미소를 지으신다 시간의 흔적시간의 결을 들추고감성의 결을 꺼내시는 어머니종부의 길옹이진 삶이었지만결 고운 사람이 옆에 있어생명의 나이테를 그릴 수 있었다는 어머니 함지박의 과줄달콤하게 녹는 시간오르골처럼 감기는 담소(談笑)만질수없는세월사십
- 이경섭
구순(九旬)의 어머니가 기억을 되감으신다 아버지가 만들어 주셨다는함지박 매만지시며나뭇결 닮은 미소를 지으신다 시간의 흔적시간의 결을 들추고감성의 결을 꺼내시는 어머니종부의 길옹이진 삶이었지만결 고운 사람이 옆에 있어생명의 나이테를 그릴 수 있었다는 어머니 함지박의 과줄달콤하게 녹는 시간오르골처럼 감기는 담소(談笑)만질수없는세월사십
푸른 연기를폐 깊숙이 들이마신다 시리도록푸른 하늘 사이로뼛속 깊이 밴 땀냄새지독히 힘겨운 민낯 후하고가슴속에 쌓인고통의 찌꺼기를 쏟아낸다 언제부터인가아픔이차곡차곡 슬픔으로 쌓이고 쓰디쓴담배 연기 사이로 눈물이 고인다.
전라도 신안, 천사의 섬하늘을 나는 천사가 아닌천네 개의 섬이 있는 곳 안좌면에서 반월도, 박지도세 섬을 잇는 보랏빛 다리사람들은 그것을 퍼플교라 부른다 다리도 지붕도 보라색길도 꽃들도 보라색온통 보라빛 세상이다 푸른 하늘과 바다녹색으로 둘러싸인 산들보랏빛 마을과 다리가삼색으로 조화로운 마을을 이룬다 전국에서 찾아오는 관
내가 너를,아름답다 하는 건황혼을 사랑해서도 아니고내가 너를,아름답게 보는 건,마지막 길에도 사랑할 줄 알고떠날 때 고운 웃음을 보이는 것이라네 구르는 돌에는이끼가 끼지 않듯.인생도 고운 마음엔 늘 꽃이 핀다네.
벽에 걸린 초상화어머니는 우물 속 블랙홀이다언제나 이명 속에서 웅웅대는 블랙홀이다 내 안 바닷새들 뒤척이는 밤이면뒤란 곁, 살구나무 아래 우물 속어머니는 초승달로 떠오르고이끼 낀 두레박을 내려 어머니를 만지면 어머니는 천 조각의 거울로 깨어진다 내 아픈 은유의 나라일렁이는 거울 속으로 사다리를 내리면 나의 창세기 그 시절
너도 나도정수리털끝부터발가락끝톱까지육체의 공간에서모래알 표정을 짓고, 어떤 이는 잃어 버렸다어떤 이는 다시 생겼다입술로 마음으로 부르고불러보는 우리는그렇다, 사람이다. 담담히 앞을 보다가도갸우뚱 기우뚱배시시(時時) 간간(間間)이눈동자 웃음소리 내니숨소리도 따라 웃고,
콧대 높은 아가씨 머슴 노릇 싫다며스트레스 없이 혼자 마음 편케 살겠다고원룸으로 분가한 아들누구 간섭 없이 룰룰라라휴일이면 늘부러져 아침 겸 점심 대강 때우고 출출하면 배달음식 시켜 먹더니50대 밑자리 깔자심드렁한 일상인지아무래도 장가를 가야겠다는 말에여기저기 며느리감 물색중인 그녀마흔살까지는 지나가는 말인지 립서비스인지신랑감 탐 난다는 말 더러
철없이 흘러온 인생흔들리며 부여잡고 철석이며 물결 이는 그리움 중얼중얼 언어가 된 단풍잎, 어느새외로움 휘날리는 노을빛 물든다 초록의 꿈 호흡으로 만나빛나는 색깔로 영그는 가을 보듬고 핀 구절초 그 손 잡고 따뜻해진 사랑이 몰려와어젯밤 마신 막걸리도 튀어나와 투정 부린다 볼그레진 얼굴로 만나는 이승의 열매들이가는 길 멈추
오월 어느 봄날 토요일 오후, 창 너머로 보이는 먼 산은 연두색에서 녹색으로 변해 가고 있었다. 나는 책을 읽다가 나른한 식곤증으로 깜박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요란한 전화벨에 깜짝 놀라 눈을 떴다. 일본에서 걸려온 국제전화였다. 모두 개인 폰을 사용하기 때문에 유선전화가 필요 없게 되자, 아내는 몇 달 전부터 없애 버리자고 했지만 내가 정신이 깜박깜박하여
욕(慾)을 들일 수 없는문 안으로거칠게 뭉친 세월이 들어온다 누덕누덕 기운 잿빛 승복겁의 바깥에서 계절을 꿰맨다 인연의 간격은 처음 만날 때 정해지고 하루는 한 뼘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억겁으로 벗어나기도 한다 가깝다는 것은 멀어지기 위해정좌하는 일 머리는 휑한데 가슴이 아픈 걸 보니 웅크리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