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강 남한강 붙들고수종사 종 소리에 귀 기울이는 두물머리 하얗게 펼쳐진 얼어붙은 강 위에선뜻 미끄러지는 마음의 썰매 백 년의 심혼으로 흔들거리는 연꽃 느티나무 단풍 어른거리는데하얀 얼음길에 눈썰매 탄다 입춘 한기 물러서고쨍한 볕 따라 걸어 나온 길 아름다워 눈에 찍는 꽃 발자국앙상한 버들가지 아래 술렁인다&nb
- 강신애
북한강 남한강 붙들고수종사 종 소리에 귀 기울이는 두물머리 하얗게 펼쳐진 얼어붙은 강 위에선뜻 미끄러지는 마음의 썰매 백 년의 심혼으로 흔들거리는 연꽃 느티나무 단풍 어른거리는데하얀 얼음길에 눈썰매 탄다 입춘 한기 물러서고쨍한 볕 따라 걸어 나온 길 아름다워 눈에 찍는 꽃 발자국앙상한 버들가지 아래 술렁인다&nb
봄 걸음이 훈풍 업고한 발 내딛으며올까 말까 망설일제매서운 동장군떠날까 말까밍그적거리며늦장을 부리고 있다 봄 바람이미련두지 말고 가라며 겨울 등 냅다 떠민다 밀고당기며 힘 자랑할 때 봄은 피어나라 피어나라 요술을 부렸던가눈발은 날려도 여기저기 꽃망울 툭툭 터진다 역시 봄볕이 강하네요
어둠이 내리는 고속도로이정표 없이마음 내키는 대로달린다 들꽃화려하고 예쁜 전등 불빛에 나방이처럼빨려 들어간 곳 적막과 고요함이 쏟아지는창가에평화로움이 깃든다 따끈한 커피 한 잔 속 그곳에행복이 나래를 핀다
날마다 그녀는물을 마셔도 해결할 수 없는 갈증이 있고항상 이룰 수 없는 것을소망하며진수성찬으로도 해결되지않는 허기로곁에 사랑이 있어도고독하고 외롭다천상의 화음 보표가 없는노래를 부르다가떠도는 집시 되어 쉴 곳 없어도 집을 찾지 않는다의술로 치료할 수 없는 불치병을 앓고먼 구름 위를 바라보며 그곳에그가 바라는 꿈의 나라가&
삼월 삼짇날애지중지 자식사랑으로 구워낸 어머니의 화전입 안에 아련이 피어오르는소망 메시지이었다봄꽃이 춤추며 은하수 따라가는 날 어머니 몸에 밴 구수한 냄새도 연기와 함께 하늘로 올라갔다 어머니드디어 봄이 왔어요 그곳에 제비꽃 피었지요 노랑나비도 날아왔지요 콩닥거리는 심장이연분홍 바람을 쫓아간다&
오리가 지나간다 오리가 제비꽃을 세우고 지나간다어느 곳에선 벌써 봄이 흐르고 한가로이 비가 내린다는데당신은 나무처럼 서서 오리가 지나간 저녁을 바라본다 꽃무늬 벽지를 뜯어낸 자리, 어둠의 여백이 무겁다 냉기처럼 올라온 말들이 굽은 강줄기를 타고 흐른다 둥근 침묵이 당신의 이마를 짚어본다 비명 같은 당신, 휘청거리는 당신, 헐어버린 당신,
하늘과 땅을 잇는 듯산 아래 너를 바라보면신비로움의 느낌이 그리움을 더하여날씬한 매력인 풍경고상하고 단아한 외모의 처신이깔끔하다 못해 연륜의 전설을 읽는다 수피에 함유되어 있는 베툴린산(betulinic acid) 물질이 반사하여 흰 빛깔로 보이는특이한 광채에 반하여 침묵의 고백으로 너를 바라본다바람에 너의 몸을 날리고 추운 겨울
비에 젖은 내 삶의 뜨락으로바람처럼 날아든 나비여네 날개에 남은 봄꽃 향기 찾아나 떠나가련다 가다가 비바람을 만나면한쪽 날개로라도 오월의 들판을 날아오르고 가다가 향기로운 꽃밭을 만나면햇살 가득한 꽃잎 위를훨훨훨 날아가련다 오월의 잿빛 하늘 등지고눈 감아도 눈부시게 살아오는 신록을 찾아 너의 몸짓으로 나 떠나가련다&nbs
사방이 모난 데 없는잔잔한 어항 동네이른 아침 솔솔 물안개로 피어올라잎자루 통통한 부레옥잠으로 떠 있다가때로는 하얀 실뿌리 부지런히 물어뜯는눈알 동글한 금붕어로 꼬리 쳐 보기도 하더라만 기어이 크게 먼저 한몫들 챙기겠노라아등바등 얽히고설킨 먹이사슬 요란한 난장판 허황된 불빛에 정신 줄 잃은 부나비 신세로 끝내 저 자신마저 불타 죽
등굣길 모퉁이에 자두나무 울타리 집어쩌다가 마주치면 수줍어서 볼 붉히던 내 마음 사로잡던 그리 곱던 그 소녀 몇 번이고 시도하다 끝끝내 하지 못한 용기없던그속알리다시한번하고싶다 세월은 흘러흘러 백발이 되었건만 어떻게 지냈을까 지나버린 오랜 세월 소쩍새 저리 슬피 절규하는 이 한 밤 희미한 소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