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 저 너머두터운 구름 덮고해맑은 빛 덩어리 숨어있다. 눈부신 화살촉검푸른 바다에 꽂히니 윤슬이다와와와 소리지르며 춤추며 달려온다 보라온 세상 깨어난다 저 빛물체 그 너른 품 오라어둠은 쫓겨난다웅크렸던 삼라만상 제 빛 찾아 깨어난다 물고기 가득 싣고 고기잡이 배 돌아온다‘와서 아침을 먹어라’(요한 2
- 윤은섭
수평선 저 너머두터운 구름 덮고해맑은 빛 덩어리 숨어있다. 눈부신 화살촉검푸른 바다에 꽂히니 윤슬이다와와와 소리지르며 춤추며 달려온다 보라온 세상 깨어난다 저 빛물체 그 너른 품 오라어둠은 쫓겨난다웅크렸던 삼라만상 제 빛 찾아 깨어난다 물고기 가득 싣고 고기잡이 배 돌아온다‘와서 아침을 먹어라’(요한 2
살아오며 오르고 내린 계단의 수가 얼마나 될까 오른 계단은 여지없이 내려와야 했으니아직 내려 딛지 않은 계단의 수는 또 얼마나 되려나 처음에는 누구나 직각으로 오르다가어느 순간부터 예각으로 무너져내리기 마련이다 턱까지 차올라 더는 들숨이 쉬어지지 않을 때도계단의 모서리는 여전히무딘 단면을 무심하게 갈고 있었다 정상은 화려
그늘 아래 모인 생각들이 흔들린다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빛 따라 반짝이는 어둠 희미해진 그림자들이 밝은 쪽으로 밀려난다 낮은 데로 내려 앉으면 비켜 가려나갈등의 무늬만 펄럭인다“마음을 빼내면 행복해진다”아파트 담장에 써 있는 톡 쏘는 한마디 말나의 중심을 흔들었다 그 문장이 머릿속을 맴돈다하나뿐인 마음 버리면 구멍이 뚫려
가는 여름 아쉬워 목놓아 우는 매미 장단 가끔 부는가을재촉 바람 아직도 양산에부채 부치는 산객들 길가 화살나무푸른 잎에노란빛 풍기는 여인의 산책길 이끼 따라 아직 생존의 멋풍기는 아카시아 시비의 고, 중, 저의가슴 찡한 표현 황톳길 따라 걷는우리는 문산회 가을맞이이어라.
어미의 품 속 같은인의적인 공간에서세이레의 법칙을 지키고 태어나는 새 생명누구의 보살핌도 없이연약한 부리로 세상을 노크하여 스스로 살길을 열어가는 작지만 강인한 생명력앙증맞은 눈 코 입 날갯죽지 파르르 아장아장 걸음마 귀여운 청계 병아리
구름이가는 곳에강물도, 세월도흘러간다흐르는 시간 속에 우리의 인생도 흘러 여울에 닿아 부서진다 슬픔도, 기쁨도, 몸부림도 그만 숨을 죽인 채부서지며 부서지며 바람을 안고 흘러간다
몽매한 환각의 늪에 빠져 논리도철학도 의미도 통하지 않는환상의 세계에서 살아 봤으면 환시의 착각 속에서환상적인 곡을 붙여 환희의 송가를 부르며 환(幻)의그림속에파묻혀 영영 헤어나지 못하는 영생을 구가할 수 있다면에펠탑을 쌓은 하늘에 해만큼 크고 뜨거운 계란프라이가 떠
여행 가자 도시의 기원이시작되었다는 로마 꿈의 나라 이탈리아로 숨겨 놓은 날개를 펴고언덕길을 오르며 숨을 고르고네모난 돌길을 걸어시간 속에 멈춘고대 도시 폼페이를 만나네살아 있던 날들의 발자국과떠도는 바람이 지나간 옛길그대를 만나 꽃다운 이십대를보내고 아이를 키우며 살아온 사십 년 그날들은 바람 속에 재가 되어 사라지고영혼을 담은
세월이 왔다고 기뻐하지 말고 세월이 간다고 슬퍼하지도 마세요.세월은 가는 것도 오는 것도 아닌 다만 익어갈 뿐입니다먼훗날 세월의 나무에 인격이 달리고 업적이 열리면 그때에는 세월은우리의 훈장이 된답니다.
여행은너에게로 가는 길북쪽 하늘 작은곰자리 어디 지구로부터 430광년쯤,한 여름밤 모깃불 피워놓고 별똥별 줍던 어린 시절 함께 부른 노래초속 30만㎞의 속도로 우주를 날아 너에게로 가기까지430년 넘게 걸린다니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리*문희, 그 가시나 뭐 그리 급해그 먼 거리를 홀로 나섰는지밤하늘에 흩뿌려진 저 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