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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9 72호 날지 않는 새

조명을 받은 베이커리의 쇼케이스는 현란하다. 빨간 딸기로 장식된 하얀색 생크림 케이크, 달콤한 초콜릿을 잔뜩 한 입 베어 문 듯한 초콜릿 케이크, 커피 향이 은은한 모카 케이크, 푸른 빛깔의 말차 케이크, 그리고 한없이 부드러울 것만 같은 바스크 치즈 케이크까지. 소미는 입으로 가져가기 전에 먼저 눈으로 맛을 음미한다. 심호흡을 고른 뒤 쟁반에 유산지를 깔

  • 장성희(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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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9 72호 옆집 그녀

장대비가 노면을 두드리는 소리가 요란했다. 간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새벽인데도 그치지 않았다. 더 강하게 뿌려져서 길가의 가로등은 희미하게 빗속에 묻혀 버렸다. 새벽녘의 밝음과 동시에 잠에서 깨었다. 출근을 위해 빵과 우유로 아침 끼니를 해결하고 출근하기 위해 나섰다.비가 멈췄다. 비에 젖은 정원에 빨강, 노랑, 핑크, 흰색 색색의 꽃들이 피어서 어우러

  • 정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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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9 72호 마지막 아버지

“꽃, 하면 첫 번째로 떠오르는 꽃과 사람을 하나씩 말해 보자.”한때 나는 신학기가 되어 첫 수업에 들어가면 간단한 내 소개와 함께 습관적으로 이런 질문을 던지곤 했다. 그리고 일 분가량 생각 시간을 준 뒤 무작위로, 그러나 전원 한 녀석씩 일으켜 세워 발표의 기회를 준다. 그러면 매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꽃은 ‘장미’고 사람은 ‘여친’이다. 그리고 그

  • 이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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