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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 681호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

백성들에게 존경받는 한 성군(聖君)이 있었다. 행정부 수장 격인 관리에게 국민이 본받아야 할 것, 세상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일, 그리고 이 세상에서 가장 옳고 좋은 것만을 골라서 책으로 엮을 것을 하명하였다.군왕의 명령이라 학문에 조예가 깊고 공심(公心)이 두터운 유능한 관리들로 편찬위원회를 만들고 나라 안의 미풍양속과 가화미담(佳話美談)은 물론, 경구(

  • 서영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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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 681호 폭염 속 7월을 보내며

여름 감기 때문에 아주 힘들었다.“여름은 동사의 계절 / 뻗고 자라고, 흐르고, 번지고, 솟는다.”는 시의 구절과 달리 축 늘어져 호되게 앓았다. 처음엔 목이 따끔따끔, 머리가 지끈거리며 열이 나 약을 먹고, 하룻밤 지나면 괜찮으려니 했는데, 보름 넘게 고생하고 나서야 요란스럽던 기침이 수그러들고 있다. 그새 중복을 지나 오늘이 7월 말일, 월초에 시작된

  • 김미자(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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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 681호 가위

오후 외출을 위해 후문 쪽으로 나서는데 눈에 띄는 트럭 하나. ‘칼, 가위 갈아 드립니다.’ 지난 명절 전에 오고는 처음이니 정말 오랜만이다. 잘 안 드는 칼과 가위가 생각났지만 마음과 달리 발은 신호등에 맞춰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예전엔 일주일에 한두 번은 오던 트럭인데 이젠 일 년에 한 번 보기도 어렵다. 그러고 보니 밤 껍질 깎아 주는 차와 함께

  • 장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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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 681호 눈이 내리네

낙엽 지는 가을이 가고 동장군이 설치는 삼동의 계절, 겨울로 들어서면 내가 그렇게도 그리워하던 눈보라가 서북풍을 타고 시도 때도 없이 몰아친다. 하늘을 헤집고 몰아치는 눈보라를 바라보면 고색찬연한 사찰이나 갈매기가 날아다니는 바닷가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어진다.어제만 하여도 쾌청했던 하늘에서는 하얀 눈이 곡선을 그리며 소리 없이 내린다. 대지 위로 사뿐히

  • 송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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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 681호 내게 맞는 신발 찾기

사람은 잠을 자는 시간 외에는 대부분 신발을 신고 생활한다. 신발은 외부로부터 발을 보호하고, 미끄러짐이나 상처로부터 안전하기 위해서 신는다. 또 신발은 장시간 보행이나 움직임에도 발의 피로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본래는 기능성에 초점을 맞춰 디자인되었지만, 오늘날은 패션 아이템으로서의 역할도 중요하게 되었다.올해도 신발을 모두 꺼냈다. 나는 신발을 창고

  • 곽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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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 681호 매미의 죽음을 곡하노라

8월, 몹시 더운 날이었다. 일어나서 환기시키느라 창문을 열어놓으니, 후덥지근한 공기가 들어온다.옥상에 올라가는데 철재 난간이 따뜻하다. 화초에 물을 주고 몸풀기 운동 조금, 그리고 파, 풋고추 몇 개 따 가지고 내려와서 아침식사 준비를 하고 있는데, 안방 쪽에서 매미 소리가 들린다. 창문을 열어놓아 소리가 크게 들리는구나 무심히 생각하고 아침 먹고 설거지

  • 신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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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 681호 견공도 오륜을 아는 고장

당구 삼년(堂狗三年)이면 폐풍월(吠風月)이란 말이 있다. 맞는 말인 성싶다. 우리 고장 오수는 의견의 고장으로 고려시대부터 널리 알려져 있다. 오수 개들은 오륜을 안다는 말이 전해져 오기도 한다.오수 개의 오륜은 부색자색(父色子色) 하니 부자유친(父子有親)이요, 지주불폐(知主不吠) 하니 군신유의(君臣有義)이요, 일폐군폐(一吠群吠) 하니 붕우유신(朋友有信)이

  • 최기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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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 681호 물의 품격

주방 수도 밸브에 문제가 생겼다. 오늘은 집에서 물을 쓸 수 있는 곳이 베란다와 화장실 두 곳뿐이다. 욕실에서 쌀을 씻어 밥을 안친다. 찝찝하다. 늘 하던 대로 마실 물도 받았는데 목으로 넘어가질 않는다. 야외라면 물을 어디서 받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건 당연하겠지만 집 안에서야 굳이 따질 일이 있을까 했다. 집집마다 있는 정수기를 설치하지 않았고 그냥 수

  • 조성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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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 681호 미래로 가는 길

지하철 안은 자리를 꽉 채워 앉았음에도 조용하다. 심지어 서 있는 사람도 많은데 모두 손에 쥔 스마트폰을 보며 각자의 세계에 빠져 있다가도 자신이 내릴 때가 되면 기가 막히게 알고 내린다. 스마트폰을 보지 않고 멀뚱하게 서 있는 내가 규칙을 어기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언제부터였을까. 스마트폰이 없으면 가까운 친지의 전화번호도 기억하지 못하고,

  • 신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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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 681호 사색 없는 인터넷 중독시대

한때는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는 버릇이 있었다. 뿌연 하늘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을 따라 사색에 잠기고,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마음속 깊은 곳을 탐색하던 시간이 있었다. 그러나 어느새 나의 삶의 중심에는 인터넷이 몽땅 자리 잡아 버렸다.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손이 가는 곳은 스마트폰이고, 밤에 잠자리에 들기 직전까지도 화면 속 무수한 정보 속을 헤맨다.

  • 박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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