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품었던 오랜 허기를 눈으로 담으러 나선 하늘 연못맑은 하늘에파란 속살까지 들춘 장백산(長白山) 천지둘레둘레 보아도 채워지지 않는 빈 가슴 갈증만 더해 가네백두산 천지 장군봉에서 굽어보는 그날을 또, 기다린다
- 기성서
가슴에 품었던 오랜 허기를 눈으로 담으러 나선 하늘 연못맑은 하늘에파란 속살까지 들춘 장백산(長白山) 천지둘레둘레 보아도 채워지지 않는 빈 가슴 갈증만 더해 가네백두산 천지 장군봉에서 굽어보는 그날을 또, 기다린다
누군들구겨진 삶을 다림질하고 싶지 않으리오 옷장에 쌓여가는 헌 옷처럼신발장에 뒷굽 닳은 구두처럼버리지 못해 칭얼대는 삶삶은 자꾸 거짓말을 하데요세상의 주인공은 나라면서도나 없이도 그 사람 세상은 잘도 돌아가데요 달궈진 다리미를 가볍게 밀며알듯모를듯웃어보이는저여자 사랑했던 그 사람도너무 착해서 바보 같던 그 사람도사랑해서 떠난다는
아직 깨어나지도 않은게슴츠레 실눈 뜬 하루 앞에서 미화원이 거리를 쓸어가고 있습니다 어제가 남긴 낙서들을묵묵히 지워가는 중입니다 바람이 심술처럼 흩트려 놓은창백한 잎새들도 쓸려가고 곯아떨어진 차량들 사이태우다 버린 꽁초들도 쓸려갑니다 빗자루가 거리를 스쳐간 후에야 비로소 아침은 기지개를 켭니다흔적입니다치
먹구름처럼 검게 탄 속내 들키지 않으려겉으로는찔레꽃같이 환하게 웃었었지요 하늘이 숯덩이같이 탔네요속썩어생긴못된멍울 엄마 가슴을 펼쳐 놓은 듯합니다가슴이 또 아픈가 봅니다 하늘도 아는지엄마, 젖은 눈물 삼키고 나는 웁니다
눈부신 아침을 여는 찬란한 태양을 보라 어두운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을 보라 우리의 가슴 어찌 벅차지 않을 수 있겠는가 우리의 마음 어찌 설레지 않을 수 있겠는가하나의 태양 아래에 온 세상 환히 빛나고 수많은 별이 빛나 밤하늘을 밝혀주나니 우리의 영혼 어찌 밝지를 않을 수 있겠는가 우리의 희망 어찌 빛나
별 거 아니라고 자위하면서 내심 가슴은 두근거리고 내 등에 그림자 지며 손은 떨리면서시간을 재촉하네몸과 마음은 홀로 거닐고 혼은 마냥먼 산을 넘나들며낮과 밤이 새차게 바뀌는데 왜나는따라가지 못하는가눈물이 내리면 주루루 흘리고선 왜나는날더러 슬픈 눈물의 샘이라 말하지 않는가세월이 지나흐린 눈동자가
고매 둥치에서 새순 돋아나우봉(又峰)1) 월매2)를 꼭 빼 닮았다가지 끝엔듬성듬성흰 매화꽃어릴 적한식 때 먹던진달래 전병(煎餠)처럼 둥근달이 가지 끝에 두둥실 떠오르면 춘궁기무덤 같은 가난이 신음하는 뱃속.1) 우봉: 조선중기 매화그림을 잘 그렸던 문인화가.2) 월매: 우봉이 그린 매화도 가운데 대표작.
살다보면 누구에게나 비는 내린다 각자에게 내리는 비의 양만 다를 뿐 시간이 흐르고밤이 지나면 아침이 오듯이언젠가는 비가 그치고눈부신 태양이 떠오른다빗속에서 묻어나는흙냄새, 풀냄새, 바람냄새그리고 나를 둘러싼 모든 냄새. 그 속에서 난 내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새벽이면 산안개가 피고 밤이면 수많은 별들이 모여드는 곳 무언가로
흰 달빛 머금고 피어난 초가지붕 위 하얀 박꽃 보름달 한 가득 품고 둥글게 둥글게 세상 물들지 않고 하얀 속살 하얀 마음 고요하고 평화롭게 넉넉하고 화평하게 너와 나 둥근 박처럼 두리둥글 두리둥글 우리 둥근 박처럼 두리둥실 두리둥실 우리 모두 모여&n
호랑이 장가들기 좋은 날선명하게 첩첩 포개진 섬들을 멀리서부터 하얗게 지우며 달려옵니다 이렇게 쨍쨍한 날이라 더 황당하여 당황스럽습니다만 긴 기다림 끝 에 이렇게 잠시라도 그대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벅찬 행운임을 압니다기별도 없이 급히 왔듯이 금세 또 얼굴만 보여주고 떠나가겠지만 스쳐 가는 그대 뒷모습만이라도 족하기에 붙잡지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