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백(望百)의 나이가 되었네아, 희로애락 험한 풍파를 겪으면서도앞만 보고 열심히 살았는데…철이나 보람있게 살려고 하는데기력은 점점 쇠하여지고남은 생은 얼마 남지 않았네.그러나 노년의 소망은 있네.건강히 살다가자손에게 폐 끼치지 않고이 세상 떠나는 것 말일세.참 세월은 세찬 바람같이빠르게 지나가는구려.
- 최재형(청주)
망백(望百)의 나이가 되었네아, 희로애락 험한 풍파를 겪으면서도앞만 보고 열심히 살았는데…철이나 보람있게 살려고 하는데기력은 점점 쇠하여지고남은 생은 얼마 남지 않았네.그러나 노년의 소망은 있네.건강히 살다가자손에게 폐 끼치지 않고이 세상 떠나는 것 말일세.참 세월은 세찬 바람같이빠르게 지나가는구려.
모처럼 외진 길을 걸었다작년 요맘때 진빨강과 진보라 나팔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던 자리어제 내린 비로 후줄근해진 나팔꽃 무리를 보며그 꽃 무리가 많이 지쳐 보여서 안쓰러웠다사뭇 요즈음 나를 보는 듯그 옆에 작은 풀꽃이 나 보란 듯이 짱짱하게 피어 있다장록이라는 나무가 저렇게도 작을 수 있을까?그 옆에 또 노란 민들레며 쑥부쟁이꽃이 아주 작게 피어 있다괭이밥도
진종일 내리쬐는 햇살하염없이 쏟아지는 빗줄기에도잃지 않는 소박한 그 웃음 엄마가 좋아하시던엄마 닮은찔레꽃이 하얗게 피었습니다. 환하게 웃으시던엄마 얼굴이 갑자기 떠오릅니다.괜스레 마음이 뭉클해져 옵니다.
귀로 솔바람 먹고눈으로 순정의 소리 담고혀로 이슬의 맛 댕기고코로 달콤한 향 적신다 그 바람늘 밝고 무던하다사악함 다가오지 못하고온몸 또한 흩어짐이 없다 탁해진 마음과 몸닦고 가다듬으며벼르고 벼르지만턱 없는 군자바람이려나.
어머니는 평생을 구부리고 사셨습니다꼿꼿한 처녀의 몸으로손바닥을 펼치면 하늘을 가릴 수 있는첩첩산중에 시집온 후구부림의 일상이 시작되었습니다갓난아이 젖 물릴 때나개울가에서 빨래를 할 때나아궁이에 군불을 지필 때면 늘 구부렸고척박한 비탈밭에 나가 김을 맬 때면온종일 뙤약볕 아래에서 구부린 채호미질을 해야만 했습니다오랜 시간 동안 습관처럼 되어버린 구부림은어머님
날 위해 울어준다는 나무 한 그루 있다바람 부는 쪽으로 몸을 맡기고휘어지는 뼈대 물이 흐르는 대로 길을 내듯물에 닿아 꽃이 피듯그렇게 순하게 살고 싶은데견고한 저 벽은 어찌해 침묵일까 숱한 이야기를 담아둔 가방하나지쳐 널부러진파도 맞은 섬처럼 운다 돌덩이 같은 어둠은왜 또별처럼 울까 간도 맞지 않는 식어빠진 국을목줄기로
내가 부사로 시를 쓴다니누군가‘부사詩있는 것 같은데? ’하며찬물을 끼얹는다 고마 팍!울컥 치미는 울화통안 그래도 명사는 거들먹거리고동사는 면박 주고 형용사마저 눈총 주는데목울대 높여서 소리 한 번 못 지르고죽은 듯이 엎드려 사는데 엑스트라 없이는 주연도 필요 없는주인공보다 엑스트라가 더 많은 이승에서밀어붙이지 않아도 저 혼자 허물어지는데&
젖은 꽃잎이 바람벽에 나뒹군다 입추 지나니 병산서원 배롱나무꽃도 무너지는데 선비들의 책 읽는 소리 가지마다 쌓이는데 액자 속 늙은 소나무도 느린 기지개로 실눈을 켜는데 외기러기 높이 솟은 서녘 하늘에 수줍은 무지개 하나 꽃그늘로 날을 벼리는데 이별의 손끝마다 굳은 서리로 피는 마지막 불꽃… 지는 꽃잎에 새기는 발자국이 아름답다
시공을 초월한생과 사를 초월한천 년도 비켜 흐르는무아의 경지무한 속에 피어난영원한 미소여라 한 점 허식이 없는한 점 그늘이 없는청정 무구한인간 본연의 모습그 평온한 얼굴에 피어난무명 세계를 밝혀 줄순진한 미소빛살 같은 미소여라 천신만고 고행 끝에만유를 달관하시고스스로 깨달아 얻으신열락(悅樂)의 미소여라.
서산에 해 떨어지고달돋이 마을 달 떠오르면속삭이는 사랑의 보금자리 웃음소리 밤 늦도록추억 얘기 은은히 들려오고달은 돋아 중천에 오른다 대낮 같은 달빛 아래사랑의 밀어 솔솔 피어 올라사랑타령 각시탈은 하늘 향해 춤을 춘다 새벽녘 홰치는 소리달돋이 마을 밝은 달은혼적없이 사라지고 사랑마저그 자리 그대로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