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동무파도 소리꿈속에 아련하고 얼란재솔향 내음지금도 여전한데 세월은무정하게도그리움만 남겼구나. 반기는고향 바다갈매기 슬피 울고 지난 꿈배에 실어수평선에 띄운 날들 고향 집앞마당에는추억만이 가득하다.
- 김정택(포항)
옛 동무파도 소리꿈속에 아련하고 얼란재솔향 내음지금도 여전한데 세월은무정하게도그리움만 남겼구나. 반기는고향 바다갈매기 슬피 울고 지난 꿈배에 실어수평선에 띄운 날들 고향 집앞마당에는추억만이 가득하다.
오천 년 이어온 배달의 민족무궁화동산일제의 총칼 앞에젊은 피 강제 징용 타향살이 몇 해 동안 청춘은 늙고헤매 돌던 영혼무사귀환 금의환향 바라며정화수 떠놓고 빌고 빌던 어머니 타관 땅 불효자는가슴을 치며 통곡해봐도한번 가신 어머님은뵈올 길 없어라 고국을 떠나 머나먼 이국땅하늘에 구름과 바람은자유로이 오고 가건만그리운 고향 산천은왜
흰눈이 내려앉은 대지 위에고요한 숨결이 머문다어제의 흔적은 모두 감추고새하얀 순결함만을 품은 채 작은 바람 한 줄기 지나며눈꽃은 춤을 추고숲의 나뭇가지엔겨울의 노래가 고요히 깃든다 대지의 품 안에서온 세상이 새로 태어난 듯하늘과 땅은 경계를 잃고무한한 평온 속에 하나가 된다 발자국조차 없는 이 고요함은아무것도 묻지 않고,모든 것을
차가운 시선이 머물다 갔다앙상한 가시나무의 여린 손인사하듯 흔들어 보인다 휘날리는 눈발 속에 서서미동도 없이 바라보는너무도 차갑고 매정한 눈 위의 사람 잎이 떨어져 내리고그 위로 눈이 소복이 쌓이고열정도 사그라든 계절에 만난시절 인연 어깨를 짓누르는 삶의 무게날씨의 변화에 따라 바뀌는마음의 크기 서로의 간극을 좁힐 수 없
입동이 지나가는 길 위마음에도 동지가 왔다어디서 왔는지는 모르겠다 낯선 환경 탓일까타향의 진한 동지는눈치 없이 서둘러 피어난봄 꽃 향내 같기도섬의 깊은 울음 같기도 한생경한 내음이다 와인을 사러 길을 나선다푸른 나와붉은 와인은생각해 본 적도 없다마음에 입동이 오고와인을 찾는다순간순간따뜻해지기 때문이다 길가에 눈치 없이 핀 꽃맘 속
나무의자에 앉아 귀를 열면 또 다른나무의자에서누군가 노래한다 노래는 굴참나무 산벚나무 은행나무에서 들리지만 노래 너머에서 들린다 너머 아득한 곳… 새들의 귀향처럼 모가지를 뺀다 아련하고도 선명한 옛 고향집떠올리면 어딘가로 흘러가는 나무의자… 흰 구름의 상냥함을 보는 지척에서선잠처럼 늙은 나를어린 꿈으로
살아갈수록우주 공간 가득 허무가 쌓이고저 하늘 속 나라 돌아갈 날 가까워이 세상 왔다 간 흔적 쓸쓸하지 않게시시한 시라도 써야시인 아닌가 하여펜을 들고 빈 종이를 내려다보니멀뚱히 올려다보는 흰 종이 아등바등 치열한 삶이 삼켜버렸나기름 낀 혈관 속으로 잠적해버렸나숨바꼭질하며 미끄럼 타는 시어들잡을 수 없어 갈등하네시가 나를 멀리 하니내가 먼저 시를
두곡해변 기차바위 틈에 해당화 피었더냐? 나는,엊그제 찔린 가시 아직도 아린데 너는,외로움 깊을수록 꽃등 밝히고그리움 깊을수록 당연히 아린 가슴 부여잡겠지. 화려함의 뒤안길 눈물지으며 임 향한 석별의 한끝없는 기다림의 흔적은 하얀 포말 속에 젖어들고기약 없는 고독의 바위틈엔 눈물 꽃만 가득하구나. 새벽이슬 젖은 그대 잎에
강아 섬진강아너 저 구름을 안고어디로 흐르느냐 네가 품고 흐르는저 구름 나라에서행여 우리 엄마 못 보았느냐 꽃 피고 새가 우는환장하게 이 좋은 봄날유유히 흐르는 강둑에 서니 불현듯 미치도록 엄마가 그립구나우리 엄마 흰 구름 타고 하늘에서행여 섬진강변 꽃구경 오시거든나 여기 강둑에 앉아 있다고 말해 주렴 수천 년을 흐르고
나는 11월이다. 한 장 남은 달력옷 벗고 선 나무처럼 준비도 없이싸리비 사이로 쓸려가는 햇살과마지막 잎새를 기억하며한 잎 꼭 쥐고 선 가을과 윤활유 떨어져삭정이 같은 무릎 세우고쇄골 드러난 마른 몸으로나 닮은 네 품에 안긴 나는 11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