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는 뺨은아프다 때리는 손은더 아프지 않을까?
- 권이영
맞는 뺨은아프다 때리는 손은더 아프지 않을까?
장미꽃 활짝 피는 계절에우체통에서 기다리던엄마 찾는 편지 한 장 꼭꼭 눌러쓴 펜글씨는 시인의 눈시울 적신다어령 생활 22년 차길디긴 시간 돌아보는내 음이 새어 나온다 심장을 울리는 편지「순례자의 삶」의 교훈이어꼭 성직자가 되겠다는 홀로의 결심 ‘어머니라 불러도 될까요?’순간 높고 맑은 푸른 하늘을 보았다.우리나라 좋은 나
오늘 지상에 뿌렸던날선 것들을가만가만 불러들이는 해를봅니다나도 기울 때나에게서 떠난 것들을거둘 수 있을까요? 누구에게인가아프게 박혀 있을부끄러운 것들을도로가져가고 싶습니다
눈 안에 모래가 서걱인다마른 눈물증후군눈 안이 메말라 눈물이 없다고 한다 리비아 사막을 오래도록 바라본 것뿐인데그 사막의 모래바람 한 자락이 눈에 들어온 걸까 오아시스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지 기쁜 일에도 슬픈 일에도 눈물 흘릴 줄 모르는 나는 냉혈인간이 되었다나를 적시고 타인의 가슴을 적셔주던여린 내 감성까지 잃어버렸다
어디선가 목탁 두드리는 소리높이 솟은 나무에 절이 세 들었나죽은 도토리나무에 딱따구리가 찾아왔다 연 사흘이나주검 속에서 생명을 찾으려고 주검 속에 절집을 지으려고연장통을 메고 와서몇 시간이나 나무를 다듬다가 돌아갔다 매양 바람이나 안고 사는 나무 등걸에서는두꺼운 세월의 껍질이 벗겨져너와집이 생겨나고절간 봉당에는 부러져 땅에 꽂힌
시의 원고료는 잘 받으면 몇십만 원인데그것도 대부분 외상이다 가수가 노래 한 곡 부르면 기천만 원이라고 하는데 아무리 세상이 노래판이기로소니이는 너무한 게 아닌가? 뭐, 아니꼽다고?그러면 너도 노래를 불러보라! 그게 아무나 되는 줄 아는가? 정말, 시인의 노래를 들어볼래? 한 곡에 일천만 원이다!궁금하면
바람이 먼저 길을 여는 숲 입구에 선다. 흰 줄기는 붙들던 밝음을 천천히 풀어낸다. 한 그루 나무 앞에 서서 몸을 기댄다. 나무의 숨결이 등에 스며들며, 온몸으로 나지막이 퍼져 나간다. 그렇게 온몸의 감각이 깨어날 때, 먼 빗소리처럼 아득한 소리를 들었다. 위로 올려다보니 일렁이는 바람결에 잎들이 비스듬해지며 빛의 면을 바꾸고, 그 사이로 조각난 하늘이 스
꽃들이 우르르 뛰어나온다. 빨강, 노랑, 하양, 연분홍, 남보라 물결들로 출렁인다. 단상에는 즐거운 소란이 흘러넘친다. 꽃들에 둘러싸여 빼꼼 내민 수상자 얼굴도 함박꽃이다.다음은 단출하다. 당사자와 어머니뿐이다. 꽃다발 하나 없는 걸 보니 먼 데서 오느라 준비할 시간이 없었나 보다. 나이 든 어머니 모시고 시간 맞춰 행사장에 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눈
처서(處暑) 지나 쓸쓸히가을볕 저무는 마당귀늙은 벚나무 아래무수히 떨어진 낙엽을 쓸면서지친 하루를 덤으로 지우면바스락거리며 쓸려 가는시간의 부스러기들한 잎 한 잎잊힌 기억을 토해 내며지난 계절 함께 데려가고다시,계곡 멀리서 왔을낯선 한줄기 찬바람벚나무 가지 붙들고 휘청거리면어둠이 덮이는 마당귀 위로검버섯 핀 병든 몰골의 잎새 하나 툭!화려했던 어제
발등에 이슬 차이는 햇귀의 시간이었다누룩뱀 한 마리 현관 옆 보도블록 틈을 돌아 책방 그늘에 몸을 숨기는 아침이었다 걸음 멈추고 똬리를 튼 뱀은 맵시 고운 곡선이었다균형이 아름다운 검은 줄무늬 결전시장에서 만났던 전동 찬장, 나무의 선명한 결이 옆구리를 말아 웅크리는 누룩뱀 등줄기에서 숨 쉬고 있었다 소목장(小木匠)이 가구 뼈대를 짜맞추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