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던 잎새들이 한때는 즐거웠지 활기찬 지난날이 그리워 생각난다 그처럼 굴러가는 게우리 인생 아닌가나뭇잎 가지마다 황홀한 색을 띠다 찬바람 불어대니 하나 둘 떨어지고 마음을 텅 비우고서살아가는 노신사
- 임정의
푸르던 잎새들이 한때는 즐거웠지 활기찬 지난날이 그리워 생각난다 그처럼 굴러가는 게우리 인생 아닌가나뭇잎 가지마다 황홀한 색을 띠다 찬바람 불어대니 하나 둘 떨어지고 마음을 텅 비우고서살아가는 노신사
산다는 괴로움은 잎 지면서 시작되고 혹독한 하루들을 삭막하게 사는 지금 한치도 물러섬 없이 제자리를 지킨다삭풍에 다 털리고 팔다리 뒤틀려도 거역 못할 고문을 견뎌내야 봄은 오고 신념을 꺾지 않는다, 동토의 나무는
섬이 뭍도 되고 뭍이 섬도 된다 거기에 몸 비집어 가부좌 틀고 앉아 그 뜻을 알겠느냐고선문답하는 도량큰스님은 예쯤에서 달을 보았으리라 그 달빛 머물던 바다 예불 소리 넘실대고 아득히 마주한 안면도 숨죽여 엿듣고 있다
6·25전란 시 태어난 유복자는 지팡이 한 자루 적선 받지 못한 채 모질게 너무나 일찍 방생되어 버렸다흙수저 들었다고 슬퍼한들 무엇 하리 밑바닥 낮은 곳도 사람 사는 세상이라 차라리 홀가분하여 거칠 것이 없었다물불을 안가리는 인고의 세월 속에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은 자수성가 원동력 이제는 황혼의 길
밀물은 썰물갈이 썰물은 밀물갈이 땡볕에 타는 설움 하얗게 살아나니 이고 진 번뇌의 하늘침묵으로 품었다창백한 해수유통 짠맛을 우려내나 바닷물 삶아내는 유혈의 가시밭길 짠 덩이 나는 말들을염전밭에 앉힌다깊은 맛 혀끝 여음 짜디짠 여향으로 올 곱게 품어 왔던 염수 뺀 눈물 연가 백설은 꿈틀거리며 눈물
평화의 댐 강변 동쪽 조성한 작은 공원 솟아 있는 기념탑과 돌무덤 위 십자가 잠들고있는 것이냐말이 없이 무겁다백암산 기슭에는 흰 구름 떠가고 철조망 언덕 안에 녹슨 철모 하나 꽃다운나이에 산화한 무명용사 넋 달랜다누구의 것인지 모르는 철모 하나 총탄에 뚫어진 채 붉게 붉게 녹이 슬고 싱싱한초여름
꽉 잡고 싶은 거야 눈길도발길도막차 가면 적막 속에 까무룩혼절하다첫차와 함께 눈을 뜨지 사랑고픈내 맘 한 쪽
9월의 달밤이면소금을 뿌린 듯이하얗게 향기 뿜는 메밀밭의 향수여 메마른 자갈밭에도 알찬 열매 맺는다메밀도 굴러가다 서는 모가 있다고 그 메밀 봄내 오면 줄줄이 타래져서 춘천의 막국수 하면 천하일미 소문났지친구야 입맛 없음청춘열차 타면 된다막국수 고장이라 맛좋고 인심 좋은 후루룩입맛 돋우는막국수가 기다린다
삶이란 파도타기다, 그 말씀의 바다에 와서 산산이 부서지고 다시 세운 푸른 입지(立志) 여기는 어머니의 바다, 체험 삶의 현장이다.거친 파도 헤쳐야 산다, 포말처럼 되뇌이며 젊은 날 꿈 밀려와서 파도치던 나의 바다 여기는 낭만의 보고(寶庫), 반짝이는 세상이다.내일의 태양은 뜬다, 가슴앓이 뜨거웠던저 깊은 수심을 뚫고 미
수많은 나무들이 스치며 부딪히고 비바람 맞아가며 흔들리는 삶의 여백 세월은 덫인 양 감겨얽혀버린 팔각형허공을 수놓으며 한나절 꿈을 엮어 뭇 나방 끌어안고 빗살을 타고 놀던 그들도 작은 한 우주감추어진 숨결이네나선형 칭칭 감아 우듬지에 매달린 바람을 가두어서 숲속에 숨길 때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햇살이 퍼